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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글쓰기

헤어질 결심, 은퇴

여전히 초보 2024. 2. 12. 22:59

목차



    은퇴 결심

     

    삼십 년이 지나버렸다. 대학을 졸업하고 시작한 직장생활이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이렇게 시간이 흘러버렸다. 여전히 길고 지루했던 시간이라 느껴지지 않는 것을 보면 어정쩡하게 시작한 일이었지만 나름대로 만족하며 살았었나 보다. 정년을 몇 년 남겨둔 지금, 미련 없이 그 일과 헤어질 결심을 한 것을 보면.

     

     

    헤어질 결심, 퇴직을 선택하다.

    백세시대라며 아직도 살아갈 날이 많이 남았는데 왜 벌써 퇴직하려느냐고 말리는 사람도 많았다. 그들 대부분은  평생 직장생활에 매여 스스로를 돌보지 못한 탓에 갑자기 주어진 시간을 감당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은 모양이다. 등산을 매일 갈 수 없고, 친구들 만나는 것도 하루 이틀이고, 여행도 한 때라며 명함 없는 삶에 대해 그분들이 털어놓던 자조 섞인 이야기를 나도 들어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를 위해 퇴직을 선택하였다. 부모의 그늘에서 30여 년을 살았고, 직장에서 30여 년을 살았다. 그렇게 오십수년을 살면서 일부는 내가 선택한 것들 일 테지만 처한 상황이나 직장에서 요구하는 목표의 달성을 위해 살아온 날들이 더 많았던 지금까지의 삶이다. 후회한다는 뜻은 아니다. 그런 흐름 속에서 나름의 보람을 느꼈고 성취감도 얻으며 살았으니까.

     

    세상의 중심인 나를 위해

    그러나 이제 내 삶에서 나를 중심에 두고 싶다. 직장에서 요구하는 형태의 구성원으로 그 조직의 목적에 맞게 사용되는 소모품이 아닌, 나만을 위한 세상을 만나고 싶다. 너무 거창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사실 큰 뜻이 있어서는 아니다. 어느 날부턴가 이곳(직장)에서의 삶은 이 정도면 충분히 잘 살았다 싶었다. 그리고 더 늦기 전에 열심히 살아온 나를 위해 다른 세상을 열어주고 싶었다.

     

     

    다들 이제부터 뭐할거냐고 묻는다. 마음껏 책 읽고 여행 다니며 글도 쓸 거라고 답한다. 믿거나 말거나. 바쁜 직장생활 속에서  내가 가장 하고 싶었던 일들이었으니까. 우선은 이곳에 조금씩 기록하며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나가려 한다. 내 생각과 삶에 대해 기록하고 은퇴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모아 보기도 하면서 어렵게 얻은 나만의 소중한 시간을 잘 운영하고 싶다.

     

     

    새롭게 시작하는 인생 초보

    나는 멀티태스킹이 안되는 사람이다. 지금까지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그곳에서의 일이 언제나 최우선이었다. 그러다 보니 다른 부분에선 여전히 서툴다. 그래서 흥분된다. 모든 게 새롭다. 지금부터 나의 인생은 은퇴와 함께 저무는 삶이 아니라 초보로서 다시 시작하는 삶이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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